만월산 백련사를 뒤로하고 다산초당이 있는 정약용의 발자취를 찾으러 동백나무 숲으로 발걸음을 옮깁니다. 백련사 사찰에서 재배하는 녹차밭을 지나는 오솔길은 나무뿌리가 노출되어 발걸음을 더디게 만듭니다. 그런 길을 100m 정도 발걸음을 하면 깃대봉과 해월루로 가는 이정표가 나오는데 빠듯한 일정으로 발걸음을 해월루로 옮깁니다. 해월루는 강진만과 구강포를 조망할 수 있는 곳에 위치해 있습니다.
해월루는 백련사와 다산초당 사이를 이어주는 오솔길에 세운 2층 누각인데 다산과 관련한 역사적 사실과는 무관하게 강진군에서 세워 놓은 듯 합니다. 기왕 지어 놓은 누각이니 시원한 산바람이나 쐴겸 누각에 올라 강진만을 바라봅니다. 산 아래로 넓게 펼쳐진 논은 방풍림을 경계로 바다로 나뉘는데 이름모를 작은 섬과 출렁다리로 연결된 가우도가 저 멀리 아련하게 시야에 들어옵니다.
발걸음을 다시 옮겨 몇 차례 오솔길을 오르락 내리락 하다보면 좌측에 기와를 인 천일각을 만나게 됩니다. 그런데 천일각은 다산이 유배생활을 하던 시기에는 없었던 정자랍니다. 천일각을 설명한 안내문에는 '하늘 끝 한 모퉁이'란 뜻을 가진 '천애일각'을 줄인 것으로 승하한 정조대왕과 유배생활을 하는 정약전 형님을 그리워하며 올랐을 장소에 1975년 강진군에서 세운 누각이라 하니 상상력이 뛰어난 후손 또는 후학들의 마음 씀씀이가 눈물겹습니다.
천일각을 나와 모퉁이를 돌면 기와지붕을 한 동암을 만나는데 동암에는 '다산동암' '보정산방' 현판이 걸려 있습니다. '다산동암'은 다산의 글씨를 집자하여 만든 현판이고, 보정산방은 다산 정약용을 보배롭게 모시는 방이란 뜻을 갖고 있다합니다. 다산동암과 다산초당 사이에는 다산이 직접 경영한 것으로 알려진 연지석가산, 병풍바위에 직접 글자를 새긴 '정석' 수맥을 직접 찾아 차를 끓였다는 '약천', 끓인 차를 탁자로 사용한 '다조' 를 볼 수 있는데 궁색한 유배생활을 직접 보는 듯 하여 마음이 찡하게 아려옵니다.
다산이 거처했을 초당의 당초 모습은 말 그대로 조그만한 초당으로 처사 윤단의 산정이었다고 합니다. 초당이 무너져 폐가가 된 것을 1958년 다산유적 보존회에서 지금 형태인 다산초당과 동암을 반듯한 기와집으로 복원했는데 복원된 현재의 모습이 과연 다산을 기리는 마음에서 시작한 것인지 되짚어 볼 일입니다. 후손들이 괜히 유배생활의 허황되고 왜곡되게 전파하는 것 같아 심히 우려됩니다.
다산 정약용 선생의 위업을 과소평가할 의도는 추호도 없지만 그런 잘못된 복원사업과 더불어 베트남을 건국한 호치민이 다산 정약용의 목민심서를 공부한 후 필독서로 정하였다고 알려진 것은 아주 잘못 알려진 대표적인 사례에 해당되는데 그렇게 잘못 알려진 대에는 유홍준 작가의 책임 또한 한 몫 했을 것입니다.
다산초당을 돌아 본 후 정작 선생의 숨결과 손길을 느끼기에는 너무나 많은 것들이 바뀌었고 왜곡된 듯하여 가슴이 아픕니다. 차라리 다산박물관에 전시된 내용물과 후대들에게 조차 때 묻지 않고 자연 그대로 보존되었다는 연지석가산, 정석, 약천, 다조만 본 것으로 해야겠습니다. 분명 내가 본 것은 다산초당이 아니라 그냥 와당을 봤을 뿐입니다.
어느 사학자는 정조와 다산 정약용의 관계를 평하기를 정조가 있었기에 다산 정약용이 있었고 다산 정약용이 있었기에 정조가 빛을 발했다고 평했습니다. 오롯이 국왕의 총애를 받던 실학자 대 선비가 천주교와 관련된 사건으로 유배생활을 하게 되었는데 유배지에서의 생활을 학자로는 높이 평가할만 하지만 유배 전에 이룩한 정치가로서 위대한 업적이 과소 평가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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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ad moreWonderful place, it's pretty steep so don't underestimate! But it was an amazing little hike up from where I was staying and the trail leads to a temple approx 1.7km and on the way I visited Dasan chodang. It felt beautiful to be complete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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