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냉면 하면 머리 속에 떠오르는 맛이 하나씩 있는데, 사람들마다 비슷한 경우도 있고 다른 경우도 있다. 근데 평남면옥의 평냉은 내 머리 속에 떠오르는 맛과 일치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평남면옥은 -주인이 한번 바뀐채- 4대에 걸쳐 68년을 이어온 한강 이북 최고의 평냉 성지 중 하나다).
평냉의 핵심은 육수다 (물론 면과 육수의 조화도 그 안에 포함된다). 동치미 국물과 고기 육수가 절묘하게 조화를 이룬 육수를 말함이다. 내게 평남면옥의 육수는 동치미 국물의 비율이 조금 높게 느껴진다. 80:20 정도로 느껴질 만큼 동치미 맛이 먼저 훅 들어온다 (그렇다고 동치미 국물이 맛 없다는 얘기는 절대 아니다!). 게다가 냉면에 얹어 놓은 다대기 양념과의 조화는 감칠맛을 다소 반감시킬 만큼 따로 노는 느낌이다 (앉자마자 맨 처음 주전자 채 나오는 동치미 육수와 비교해 보면 확연한 차이를 느낄 수 있다).
면도 내 취향과는 차이가 있다. 메밀을 오래 볶아 면에서 짙은 색이 나는 데다 (메밀 특유의 고소함이 반감되고 쌉쌀함이 늘어난다), 고구마 전분이 제법 많이 포함되어 조금 미끌한 듯한 표면 텍스추어가 느껴진다. 육수의 깊은 맛을 면에 한껏 뭍혀 오기에 부족하단 얘기다 (아님 반대로 육수에 면의 쌉쌀 고소한 맛을 내려 놓기에도..).
대신 듬성듬성 거칠게 썰어 나온 돼지고기 편육 맛은 기가 막히다. 잡내도 하나 없이 감칠맛과 고소함이 한껏 풍긴다. 냉면 위에 고명으로 얹어 나오는 소고기, 돼지고기 편육 한 점씩 보다 훨씬 맛있다. 접시에 나온 편육이 따뜻하고 부드러워서 그런 것 같다.
평냉이 안땡기는 사람들을 위해 온반이 있는데, 온반은 평안도식 국밥이라고 한다. 전병 하나가 통째로 떡 하니 들어 있는게 특이하다. 게다가 하나도 자극적이지 않은 맛이 건강한 음식의 느낌이다. 아가들을 위한 이유식이 생각났다.
그래도 서비스 만큼은 개선해야 겠다는 생각이다. (젊은 사장님인지 아드님인지) 퉁명한 서빙이 눈에 조금씩 박히기 시작했는데, 뒷 테이블의 손님이 물을 좀 달라니까 턱으로 뒤에 컵이 있다며 가르킨다. 손님과 절친이거나 아님 아주...
Read more동두천맛집,막국수맛집, 평양냉면맛집 평남면옥을 내가 처음 찾은 것은 근처의 산을 등산하고 서울로 돌아가면서 였던 것 같다. 워낙 막국수나 냉면을 좋아하는 나는 여러차례 검색을 통해 이곳을 사촌동생과 함께 찾았다. 동두천맛집,막국수맛집, 평양냉면맛집 평남면옥은 1953년 개점, 60년 넘는 전통을 자랑하는 평양냉면 집이다. 평남면옥은 평양이 고향인 김종연 사장님이 창업자이다. 김사장님은 아내 한음전씨와 2대째 운영하다가 2000년대 초 아내가 작고 하고 20대부터 평남면옥에서 일한 윤씨에게 음식점을 넘겼다고 한다. 현재는 윤사장님의 아들이 다음 대를 이을 준비를 하고 있다. 이 곳 역시 주문을 하면 그 때 면을 뽑는다고 한다. 이 곳은 냉면외에도 소고기 계자무침이 맛있기로 알려진 집이다. 소고기 계자무침에는 고명으로 무와 배, 당근등이 올려져 있다. 겨자의 코를 쏘는 매콤한 맛이 인상적이다. 이 곳의 메밀면은 메밀가루와 고구마 전분을 섞어 만들어 전분의 함량이 높은 편이다. 냉면 자체의 간이 조금 있는 편이지만 소고기 계자무침은 정말... 지금도 생각나는 맛이다. 이거 하나면 소주 10병은 마실 듯 한데 근처에는 공주에 있는 매향을 제외하고는 이 것을 판매하는 곳이 없어서 아쉽다. 당시에도 워낙 인상적인 맛이어서 포장까지 해왔던 기억. 서울에서 동두천 생각하면 가깝지만 막상 가려면 생각보다 먼 거리. 지금가도...
Read more동두천에 위치한 전통있는 평양냉면 집. 앉으면 내어지는 동치미 국물은 새콤해서 식전에 입맛을 돋구기에 적절했음. 물냉면의 국물은 동치미 국물의 맛이 지배적인 맛이었음. 온반은 튀는 맛은 아니고 슴슴하게 간이 되어 있었으나 다른 곳에서는 맛보기 힘든 맛이었고, 먹을수록 매력이 느껴지는 맛이었음. 메밀 전병이 통째로 들어있던 점도 독특했던 점. 제육은 정말 잘 삶았다는 표현 밖에 생각이 나지 않을 정도로 식감과 맛이 좋았으며, 먹은 메뉴 중에 가장 인상 깊었음. 소고기 계자무침은 절반으로 주문했는데, 가격은 25000원(2022.7.기준)이었음. 소고기 자체의 풍미도 좋았을 뿐 아니라, 겨자소스에 버무려진 상추, 절인 오이, 절인 무 등이 자체로도 맛있었고 다른 메뉴와도 잘 어울려 음식을 다양하게 즐길 수 있게 해주었음. 특히 냉면과 계자무침에 들어가는 절인 오이는 잘 절여져서 식감과 간이 적절해서 좋았음. 음식이 내어져 올때마다 주인장이 먹는 팁도 귓띔해주셔서 도움이 되었음. 재방문 의향 있으며 제육은 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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