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에서 흔치 않게 ‘재방문 각’이 확실히 잡힌 스시야였다. 입구에 들어서면 청결이 먼저 시선을 붙든다. 세면대 바닥에 까만 자갈을 깔아 감각을 살렸고 화장실은 (거의) 호텔급으로 반짝인다. 기본 와사비 맛은 무난했지만, 코스가 거듭될수록 굳이 와사비를 곁들일 필요가 없을 만큼 샤리와 네타의 간이 정확했다.
첫 잔을 들기도 전에 나오는 차완무시는 싱거운 계란찜 자체보다는 위에 얹힌 명란·간 쇼유 조합이 훨씬 매력적이다. 뒤이어 나온 스노모노는 식초 간이 강단 있게 탁 치면서 오징어·해삼의 질감을 살렸다. 숙성 광어는 “이거면 100점도 먹겠다” 싶을 만큼 탄탄했고, 아카미 사시미는 평이했지만 미묘하게 기름진 하우스 소스 덕분에 존재감을 확보했다.
안키모는 살짝 비렸으나 졸인 무와의 조합이 ‘고등어찜 속 무’ 같은 풍미를 자아내 의외의 찬사가 나왔다. 대겟살은 완벽하게 발라 와구와구 퍼먹을 수 있었고, 찐전복은 게우 소스가 묽어서 아쉽다 싶다가도 샤리와 한 숟갈 비벼 먹으니 고개가 끄덕여졌다.
본격 초밥 파트에서는 참돔·갑오징어·시마아지 삼연타가 압권이다. 참돔은 실파 향이 감칠맛을 끌어올렸고, 갑오징어에 살짝 뿌린 유자 피클은 “한 조각 더!”를 외치게 만들었다. 시마아지는 ‘좋은 집’ 가늠자 노릇을 톡톡히 해 냈다.
청어 초밥은 비린 향을 매력적으로 조련해 오늘 베스트 후보로 급부상. 쥐치 간과 사시미 덮밥은 크림치즈를 연상케 하는 간의 녹진함과 사시미의 은근한 단맛이 일품이었다. 금태·민물장어 덮밥 역시 황송한 분량과 탄탄한 솜씨로 배를 묵직하게 채운다.
후반 코스는 자극과 안락 사이를 오간다. 즈케 아카미, 기름기 없이 고소한 주도로, 감칠맛 폭발 잿방어가 스피디하게 이어졌고, 불향을 얹은 시메사바 김말이는 ‘왜 지금까지 이렇게 안 먹었지?’ 싶은 새로움. 튀긴 시마아지는 ‘술 마시는 어른의 치킨’ 같은 중독성이 있으며, 고성 성게와 관자 김말이는 바다의 달콤함 그 자체다. 냉우동과 수제 양갱·키위로 마무리하면서 “탄수화물·당이 필요할 땐 얌전히 받아들여라”는 쉐프의 배려까지 확인했다.
전체적으로 쉐프의 친절과 정확한 템포, 그리고 대부분 요리의 완성도가 고르게 높다. 몇몇 작은 아쉬움—묽은 게우 소스, 밋밋한 미소시루—은 있었지만 결정적 결점은 아니라는 것이 결론이다. 다음에도 ‘바’ 좌석에 앉아 조용히 술...
Read more춘천 올 때마다 들르려구요. 오징어나 한치 질겅거리는 식감 싫은데 무늬오징어 잘게 다진 거, 광어 지느러미 특유의 맛도 별로인데 우메보시 올린 거 보고 완전 빠졌구요. 참치랑 새우도 여느 미들급에서 만나던 재료와 달랐고. 장어덮밥에 튀김, 양갱까지 나오는 구성일 줄이야. 두 분 친절하셔서 더욱 감사했어요.(근데 요즘 유행대로(?) 몇몇 스시에 간장을 발라 주시던데 그렇게 하시는 이유가 궁금했어요. 그리고 샤리가 잘 부서져서 젓가락질 못하는...
Read more춘천에서 이정도의 초밥을 먹을 수 있는 곳은 손에 꼽을 정도입니다. 점심에 가서 런치메뉴를 먹었는데, 매우 만족했습니다. 혹시나 좋은 날이나 손님이 방문한다면 특히 좋을 것 같습니다. 대신 자리가 9개 남짓에 작은 공간이라 비공개 비지니스 이야기를 하기에는 조금 아쉬워보입니다.손님이 많기 때문에 미리 예약전화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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