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도숯불갈비 — Restaurant in Jeju

두 번째 가는 갈비집이다. 보통 갈비집에 두 번 간다는 뜻은 맛있다는 의미와 같다. 일반 고깃집이야 고기의 품질을 이야기하지만 갈비를 먹으러 가는 것은 양념의 맛이 내 입맛에 맞아야 또 갈 수 있다. 이 곳 갈비는 달지 않아 좋다. 갈비가 너무 달면 느끼할 수 있을 뿐더러 구울 때 타기에 맛도 좋지 않고 번거롭다. 그런데 이곳 갈비는 적당한 양념에 잘 타지도 않아 또 한 번 오고 싶었다.

지난 번 왔을 때는 양념갈비 먼저 먹고 오겹살을 먹었다. 악수였다. 먼저 먹은 양념갈비 맛에 오겹살의 맛을 충분히 느끼지 못했다. 그래서 이번에는 먼저 오겹살을 주문했다.

작전은 성공적이다. 신선한 제주 오겹살을 먹고 양념갈비를 먹으니 일거양득이라는 말이 생각났다. 뷔페의 여러 맛 보다 전문 고깃집의 맛이 훨씬 맛있다는 것은 대부분의 사람이 동의할 것이다.

자리를 잡고 앉아 주문을 하면 밑반찬을 내어준다. 나는 밑반찬이 참 좋다. 개인적으로 외국에서 식사할 때는 없는 우리 만의 식탁 풍경이다. 인색하지 않은 풍성한 식탁- 이것이 마음의 여유를 부른다.

이 집에서 가장 맛난 기본찬은 김치볶음이다. 쫄깃한 배추김치의 식감이 기름에 살짝 볶여 새콤하게 맛있다. 물론 한 접시 추가했다. 서빙을 하는 여주인은 자기 친정에서 2년 묵힌 묵은지로 만들었다고 자랑스럽게 이야기 한다. 그래서 그런지 풀이 죽은 배추김치가 아닌 오래되고 김치의 모습을 갖춘 맛있는 김치볶음이 되었다. “그렇지요! 어쩐지~” 난 너스레를 떨었다. 이런 대화가 즐겁다. 정성스럽게 만든 음식을 즐겁게 먹는 일이 누가 좋지 않겠는가!

기본 찬 중에는 황태찌개가 있다. 콩나물과 황태 계란물을 넣어 끓여준 황태찌개는 술을 부르는 요리이다. 원래 술을 마실 생각이 없었는데 시원한 황태찌개 한 수저에 막걸리 한 병을 주문했다. 황태요리와 같이 먹는 막걸리는 천상의 맛이다. 알콜맛이 느껴지지 않고 달콤한 막걸리 향만 나게하기 때문이다.

오겹살을 구워 보았다. 제주도는 고깃값이 비싼편이다. 하지만 비싼 값을 한다. 고기를 굽자 멜젓을 올려주었다. 역시 돼지고기는 멜젓에 먹어야 제맛이다. 돼지고기가 잘 익도록 손질을 했다. 칼집을 여러번 두어 속까지 금방 익을 수 있도록 한 것 같다. 이렇게 하면 금방 먹을 수는 있으나 타이밍을 잘 맞추어야 한다. 너무 익으면 육즙이 사라져 맛이 없게 될 수도 있으니 말이다. 숫불에 구우며 친구와 세상사는 이야기를 했다. 즐거운 이야기도 슬픈 이야기도 한다. 꼭꼭 싶으며 나누는 시간은 그렇게 맛있는 돼지고기의 추억으로 기억될 것이다.

양념갈비를 올렸다. 이것이 비법이다. 두 번째로 먹는 양념갈비의 맛은 오겹살 에피타이저?를 맛 본 후에 더욱 맛있다. 왜인지는 묻지 마시길. 그냥 그런 맛에 즐거움이 더 한 경험일 뿐이다. 달지 않은 적당한 양념의 맛! 이 선을 지키는 요리법을 배우고 싶다. 진정한 레시피는 사람을 생각하는데서 온다고 생각한다. 요리사인 지인이 한 말이다. 주문이 들어오면 손님이 어떤 사람인지 파악하고 그에 맞춰 요리한다고 한다. 사람을 이해한 요리를 먹는 순간이 가장 좋다.

식사 내내 뒷편에서는 아이들이 뛰놀았다. 조그마한 놀이방이 있어 뒹굴고 있다. 조용한 식사를 할 수 있는 곳은 아니다. 옆에서는 아이 엄마가 큰 소리로 깔깔거리며 이야기한다. 사람 사는 냄새가 물씬 풍기는 곳이다.

실내에는 신발을 벗고 들어가야 한다. 요사이 잘 없는 시스템이다. 빵꾸난 양말은 신고가지 마시길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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