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동 108번지, 버스정류장 명으로는 벽산평창힐스아파트에서 하차하면 거대한 섬진장민물장어집 간판이 보인다. 이 식당 때문에 ‘구르메’를 찾을 수 있지 만약 따로 있었다면 쉽지 않은 외형이다. ‘구르메’는 일단 간판이 없다. 그리 크지 않은 블루칼라의 물고기 모양 네온사인이 달랑 달려있을 뿐이다. 미술거리 한가운데 위치해선지 뭔가 예술적이다. 그러나 첫 방문객들에겐 불편하단 볼멘소리 듣기 딱 좋다. 문을 열고 들어서면 또 한 번 당황스럽다. 주방이 눈앞에 펼쳐지고 주방에서 열심히 뭔가를 만드는 심희수 오너 셰프가 반갑게 맞이하기 때문이다. 주방은 마치 실험실 같은 느낌이 들 정도로 복잡하다. 사방에 펼쳐진 나무 도마와 냄비들. 도마 위에 배를 드러내고 누워 있는 횟감. 한쪽 벽을 가득 재우고 있는 사케, 백주, 양주 등 주류들. 주방 한쪽 개수대 위쪽엔 청어 몇 마리가 기름을 빼면서 과메기로 변신하고 있다. 그 옆에는 대물 가자미와 아구가 함께 매달려 ‘쫀득쫀득해 지자’고 결의를 다지고 있는 풍경은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일반적인 식당 주방과는 사뭇 달랐다. 지하로 들어서니 4인 테이블 5개 정도가 놓여 있다. 한쪽에는 잠수복이 걸려 있다. 심 셰프가 다이빙이 취미란 것을 단박에 알 수 있는 실내장식이다. 이목을, 구스타프 클림프의 프린팅과 심지어 심 셰프 자신의 그림까지 걸려 있다. 심 셰프는 평창동 토박이다. 미술거리 사는 주민답다. 그이 요리는 변칙이다. 표준 레시피에 익숙한 식객에게는 파격적이다. 그러나 한쪽으로 생각하면 매우 실험적인 요리라고 할 수 있다. 이를 심 셰프 자신은 ‘창작요리’라고 규정했다. 그러고 보니 그 표현이 적절하다. 실험적인 시간을 거쳐 만든 자신만의 창작물이기 때문이다. 투박하지만 의외로 내공이 느껴지는 각종 요리들이 오마카세로 제공된다. 1인당 3만5000원~10만원까지 코스가 준비돼 있다. 이날은 미들급 가격대로 제공됐는데 요리 하나하나가 풍성한 이야깃거리를 제공한다. 해산물은 직접 하남에 있는 산지 직매인들을 통해 구매한다. 실하고 좋은 것 한 마리를 고르기 위해 수족관 앞에서 하염없이 뚫어지게 쳐다보기가 일수다. 홍합탕과 애피타이저 샐러드가 먼저 제공됐다. 양배추에 표고버섯, 오리를 슬라이스 쳐서 새콤한 소스에 참깨를 듬뿍 친 것이 엉성해 보여도 건강한 맛이 났다. 소금, 소스 등도 죄다 직접 만든다고 한다. 피문어 피클, 청어알 요리, 숭어내장젓갈 등이 초반 테이블을 채웠다. 뒤이어 감성돔이 나왔다. 이곳에선 플레이팅이란 단어가 사치다. 맨 접시에 오직 횟감만 채워진다. 그러기에 두툼한 회가 더욱 커 보인다. 돔 껍질은 마스카와 대신 히비키를 했다. 돔의 지방을 녹여서 더욱 고소한 맛을 내기 위한 것인데, 숙성회라서 이미 고소한 감칠맛을 극에 달해 있다. 방어가 부위별로 한 접시 담겨 나왔다. 기름지다 못해 씹을 때마다 기름이 콸콸 쏟아지는 느낌이다. 청어알 찜은 양파와 함께 씹으면 식감이 남다르면서 달짝지근한 맛에 혀의 미뢰가 즐거운 비명을 지른다. 청어 사시미는 파와 양념을 살짝 뒤집어 쓰고 나오는데, 숙성회로 맛이 우리가 흔히 접했던 횟감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다. 잘 삶긴 꼬막에는 스토리가 있다. 꼬막 삶는 법을 배우기 위해 전남 벌교까지 가서 이틀간 큰 비용을 들여 사사한 것이라고 한다. 그래서인지 꼬막이 기막히게 잘 삶겼다. 마지막 코스로 연타석 홈런을 친 것은 청어 과메기와 대물 가자미 찜이다. 청어 과메기는 흔히 먹던 거무튀튀한 색이 아니라 붉은빛이 돌았다. 주방 위에 매달려서 기름을 빼던 그 청어였다. 약간 비릴 줄 알았던 예단은 곱창김에 싸서 한 점 입에 넣는 순간 한방에 날라 갔다. 그러고 보니 이 식당서 제공된 횟감이나 요리 중 비린 것이 단 하나도 없었다. 북한산 자락 숙성 회 창작요리에 깜짝 놀란 하루다. 이곳에서만 14년 차, 외식경력 17년 차 셰프의 숨은 내공이 빛을 발하는 순간이다. 간판이 없어도 괜찮은 이유는 바로 이 내공에 매료된...
Read more사장님이 주시는대로 먹으면된다 회는 활어와 선어가 있다 활어를 먹으려면 미리 예약하면된다 숨겨진 맛집이다
같이간 모든 사람들이 엄청 좋아한다 음식이 맛있다고.. 싱겁게 드시는 분은 찌개류...
Read more이번에 새롭게 인테리어하고 예약하지 않으면 먹기가 힘든 곳이지만 상당히 비싸다... 숙성회를 전문적으로 사장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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