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 주민에게 강추받아 갔다. 오래전 지금의 앞, 작은 공간이었을 때 가본 기억이 얼풋 난다. 그때는 뭔가 어설프지만 친근했던 공간이 지금은 넓다란 공간에 가구와 인테리어를 보여 주지만 여전히 어설픈 실내다. 넓은 공간은 개성이나 세련됨과 거리가 멀다. 흔하디 흔한, 그것도 유행이 다 지난 카페 인테리어라고 할 수 있겠다. 제빵들이 보이는데 딱봐도 만듬새가 세련되지 못한게 안먹어 봐도 알 수 있는 맛이라고나 할까... 조금 검색해 보니 파니니를 꼭 먹어 보라는 호들갑이 많이 보여 하나 시켜 봤다. 샌드위치는 저렴한 터키햄과 정체모를 모짜렐라가 기본인데 희안하게 사과슬라이스가 들어간다. 드레싱 때문인지 사과를 단것에 절였는지는 대충 먹어 확인 안했지만 무척 단맛이 강하다. 재료나 빵이 좋은 느낌은 1도 없다. 그리고 커피는 이름인 커피공장이 잘 어울린다고나 할까, 정말 공장 커피맛이다. 딱히 나쁘진 않다. 그냥 동네에 하나 있는 커피집이면 추천할만한 커피맛인데 이 먼곳까지 먹어 보려고 일부러 찾을 맛은 아니다. 아메리카노는 강한맛이다. 카페인의 띵함이 느껴져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스타일의 커피다. 그런데 편안한 관리를 위해서인지 플라스틱 컵이다. 개인적으로 플라스틱이라는 소재를 사랑하나 유리에 비해 낮은 경도가 아쉬운데, 이 투명컵은 그걸 아주 잘 반영해서 산전수전 다 겪은것 같은 불투명함을 자랑한다. 뜨거운 아메리카노를 종이컵에 내주는걸 보니 유리컵 같은건 관리의 귀찮음 때문에 쓰기 싫었나보다. 직원들의 접대는 영점을 줘도 무방할 수준이다. 하나같이 무표정에 심술이 잔뜩난 얼굴로 인사맨트도 하는둥 마는둥이다. 차라리 점심시간 정신없을 맥도날드 크루들의 영혼없는 맨트가 나을 정도다. 혼란에 쌓이며 이 곳이 왜 나름 유명집인지 전혀 공감이 가지 않고 이해가 어려웠으나 주변을 둘러 보니 조금 이해가 되기도 했다. 등산복 차림의 중년들, 가족 단위의 고객... 여기 오는 고객들은 유행에 민감하거나 세련된 것과는 거리가 멀다. 주고객층인 분들에겐 이것도 새로운 경험이고 인상적인 맛이라고 느낄 수는 있을것이다. 그걸 비하하거나 나쁘다는 것은 아니다. 그분들도 대부분은 지역 특성상 인터넷에 낚여 오셨고 내가 이렇게 장문을 쓰는 것처럼 커피 한잔에 의미를 두진 않으실 것이다. 결론은 그저그런, 커피집이지 굳이 찾아 와서 감동하며 먹을 커피집은 아니다. 맛과 분위기는 개취라 뭐라 할 수 없겠지만 직원들의 태도가 상당히 기분이 나쁠 수준이다. 누군가 내게 묻는다면 방문을 말리고 싶다. 헤이리에 어설픈 커피집은 차고 넘친다. 차라리 새로운 탐험을 하면 기대 안한 보물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