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mdae Guksu 三代麵條

제주를 방문하면 즐길거리, 볼거리, 먹을거리가 너무 많아 때로는 뭘 선택해야할지 고민에 빠지게 됩니다. 특히 뭘 먹을까 하는 고민은 결국 결정장애를 유발하기도 합니다. 가끔 방문하는 제주도이기도 하고 방문하더라도 제주국수 맛을 보지 않는 경우가 많은 외지인에게 제주국수의 참맛을 이야기한다는 것은 아주 무례한 짓이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내가 먹어봐 온 제주국수에 대해 나름대로 시식 평가를 하고자 합니다.

삼대국수회관 본점을 방문하니 창이 넓고 실내가 탁 트여 시원한 공간맛을 줍니다. 실내 인테리어는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고 공간 배치도 심플하게 해 놓아 실내 공간이 더 넓게 느껴집니다. 주방을 제외하고는 특별히 닫힌 곳이 없는 자리배치 입니다.

모처럼 제주국수를 먹으러 왔으니 주저없이 제주국수를 선택합니다. 부족할 것 같은 김치는 일찌감치 셀프바에서 충분히 가져다 놓습니다. 이제 국수가 나오기까지 실내를 훑어 봅니다. 주방 옆 벽면에는 이 식당의 연륜을 알리는 듯 지금까지 방송을 탓던 프로그램을 아예 벽면에 인테리어 해 놓았습니다. 자랑거리임에는 분명합니다.

주방으로 가는 길목에는 셀프 바가 마련되어 있고 출입구가 있는 곳에는 계산대를 배치하고 간단히 마실 수 있는 음료수(주로 커피) 대가 있으며 그 벽면 아래에는 이미 다녀간 유명인사들의 친필 사인지가 몇 장 부착되어 있습니다. 그렇게 주변을 살피는 사이 국수가 나옵니다. 국수면발은 노란색을 띠고 국수 위에 돔베고기와 채를 썬 대파가 육수(돼지 사골국물)에 살짝 잠겨 있습니다.

맛있게 먹는 방법을 종업원에게 물어보니 짧게 썬 김을 적당히(너무 많이 넣지 말고 적당히) 올려 먹으라고 알려줍니다. 알려주는 방법으로 김을 얹고 면을 말아 먹어봅니다. 면보다 돼지 사골국물의 깊은 맛이 감지 됩니다. 오랜 시간 동안 우려낸 돼지사골국물 맛은 누가 뭐래도 시비를 걸 수 없는 진한 국물 맛을 냅니다.

그러나 국수면발에 대해서는 특별하다고 평가하기엔 한계가 있습니다. 면발의(다른 첨가물을 가미하지 않은 면 본연의 쫄깃함을 이야기 하는 것임) 쫄깃함이라든지, 면의 건조상태나 면의 숙성정도에 따른 맛이라든지, 그것도 아니라면 아주 특별한 첨가물에 의한 향이라든지... 그런 것들을 고려한다면 면으로 자랑할 부분은 없는 듯 합니다.

전반적으로 진한 육수를 제외하고는 특별한 감흥을 느낄 수 없는 국수 맛입니다. 서두에서 언급했듯이 간혹 가다 먹는 제주국수에 대해 현지인들만 느낄수 있는 깊은 맛을 타지인이 어찌 그 맛을 평가할 수 있겠습니까. 좀 더 객관적인 평가는 제주국수를 많이 접해 본 후에 재평가 하도록 하겠습니다. 제주에 와서 (삼대가 하는) 제주국수집을 방문했다는 사실 하나로 족적을 글로 남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