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횟집 — Restaurant in Incheon

푹푹 찌는 무더위가 반가운 단 하나의 이유는 민어철이 돌아왔기 때문이다. 올해도 작년과 마찬가지로 인천 신포시장 내에 위치한 민어 골목을 찾아 민어회를 맛보았다.

작년에 방문한 덕적식당은 민어 골목에서 가장 저렴한 횟집이며 이번에 소개할 경남횟집은 민어 골목에서 두번째로 유명한 횟집이다. 화선횟집 다음으로 명성이 높다.

민어회를 인분 단위로 판매하는 덕적식당과는 달리 소, 중, 대로 나누어 판매하고 있다. 이외에 민어전은 4만 원짜리 단 하나, 민어탕은 2인분 이상부터 주문 가능하다.

밑반찬은 약간 부실하다 느껴졌는데 아마 눈에 확 띄는 게 없어서 그런 거 같다. 북어조림과 회 무침 그리고 튀김 같은 야채전은 회 나오기 전에 막걸리 안주로 좋았다.

민어회 중자 주문했으며 세 명이서 먹기 알맞은 양이었다. 맨 위엔 귀하디귀한 부레, 껍질 그리고 민어 뱃살이 올라가 있었고 그 밑엔 두툼하게 썬 민어회가 깔려있었다.

크리미하고 쫀득쫀득한 식감의 부레는 참기름에 살짝 찍어 먹으면 고소함이 배가 된다. 민어 껍질은 뭔가 까끌하면서도 쫄깃한데 특유의 맛은 없어 식감이 매력이다.

민어 뱃살은 사각사각 씹히며 입안에서 살살 녹을 만큼 기름지고 고소했다. 부레 못지않게 맛있어서 기억에 남고 두툼한 민어회는 숙성이 잘 돼서 너무나도 부드러웠다.

민어전은 덕적식당처럼 인분 단위로 팔면 좋을 텐데 선택지가 없어 아쉬운 대로 시켰다. 가격이 좀 있는 만큼 양은 정말 많았고 민어 살이 피쉬앤칩스 급으로 두꺼웠다.

개인적으로 얇고 담백한 전을 좋아해 맛과 별개로 취향에 쏙 맞진 않았으나 입안 가득 퍼지는 포슬포슬한 민어 살맛은 참 좋았다. 겉면도 바삭해 피쉬앤칩스 그 자체

배는 이미 부를 대로 불렀지만 보약이나 다름없는 민어탕을 건너뛰는 건 민어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 지리와 매운탕 중에 지리를 선택했으며 이 선택은 역시나 옳았다.

지리는 조금 삼삼하다고 느껴질 때가 많은 반면 민어탕은 끓을수록 민어 뼈가 푹 고아지기에 국물이 곰탕 마냥 깊고 시원하다. 괜히 민어 요리의 화룡점정이 아니다.

탕 안에 들어간 서덜과 살코기는 어찌나 많던지 국물만 맛보자 해놓고선 냄비를 다 비웠다. 인원수가 많지 않다면 민어전은 스킵하고 민어탕을...

여름철 보양식이라는 민어회와 탕이 맛있는 경남횟집. 두툼한 만어회와 고소한 부레를 기름소금에 콕 찍어먹으면 민어 한마리를 다 먹은것 같다. 푸짐한 양에 한번 놀라고, 칼칼하면서도 담백한 탕에 감탄한다. 신포시장에 같이 위치해 있는 화선횟집과 쌍벽을 이루는 두 집은 차이가 거의 없을 정도로 맛과 퀄리티 측면에서 댕동소이하다. 민어탕도 민어살이 푸짐하게 들어가...

민어와 관련된 다양한 음식을 판매한다. 제철이 아니라서 민어탕을 주문했다. 국물이 도다리쑥국처럼 뽀얏고 걸쪽한게 몸이 건강해지는 느낌이다. 어찌나 진한지 나중에는 콜라겐같이 쫀득한 식감이다. 시간이 되면 또 방문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