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 2일차부턴 본격적으로 상하이 미식씬에 뛰어들었는데 우선 ‘번방차이’라는 상해 가정식부터 즐기기로 했다. 번방차이의 가장 대표적인 음식은 우리 모두 잘 아는 홍소육이다.
홍소육을 통해 알 수 있듯 번방차이는 달고 짭짤하단 특징이 있고 그 말인즉슨 밥을 부른다. 점심에 들러 번방차이 밥상을 한가득 깔고 밥 한 그릇을 비운 이곳 란신찬팅을 소개한다.
화이하이중루 인근 주택이 밀집한 거리에 위치해 있고 실내로 들어가면 홍콩에 온 것처럼 굉장히 비좁다. 7년 연속 미쉐린 빕 구르망 선정이 증명하듯 식사시간대엔 엄청 붐빈다 한다.
인원이 넷이었던 덕분에 여덟 가지에 이르는 다양한 음식을 주문할 수 있었고 홍소육은 절대 빼놓지 않았다. 동파육과 혼동하기 쉽지만 홍소육의 경우 좀 덜 부드러운 식감을 가졌다.
우산 오겹살을 써 비계의 말캉함과 살코기의 쫄깃함이 살아있었고 찐득한 소스와 만나 입안에서 탄탄하게 풀어지며 달큰함을 남겼다. 소스의 여운이 길어 역시 흰쌀밥과 잘 어울렸다.
이어서 다음 요리는 오리 간장 조림인 ‘찌앙야’로 홍소육과 소스 베이스는 비슷해도 냉채로 차갑게 식혀낸 가금류란 점에서 확실히 달랐다. 소스는 좀 더 짜며 걸쭉했던 걸로 기억한다.
차갑지만 오리 특유의 풍부한 식감과 육질을 갖고 있어 오히려 매력으로 다가왔고 달콤한 소스와 어우러졌을 때 풍미가 남달랐다. 페킹덕이나 홍콩 오리구이와는 다른 즐거움을 줬다.
그다음은 ‘샹여우샨쓰’로 홍소육, 찌앙야와 마찬가지로 튀긴 뱀장어를 소스에다 졸인 요리다. 큼지막한 파를 넣어 파 기름 맛을 더해놔서 소스에서 태운 짜장스러운 구수한 맛이 났다.
뱀장어 자체는 민물고기다 보니 아무래도 러프한 느낌이 없지 않았는데 튀겨내 비릿함은 전혀 없이 고소할 뿐이었다. 뱀정어, 파 기름 그리고 간장 소스가 이루는 합이 인상적이었다.
네 번째 요리는 ’짱빠오쮸깐‘이라는 돼지 간 볶음으로 홍소육에 오겹살 대신 돼지 간을 사용해 촉촉하게 볶아낸 느낌이었다. 맛이 겹치는 감이 없지 않지만 돼지 간이기에 색달랐다.
돼지 간은 씹었을 때 달짝지근한 소스에 녹아든 특유의 녹진함을 드러냈고 전혀 퍽퍽한 느낌 없이 염통구이를 연상시키는 식감을 냈다. 개인적으론 이게 홍소육보다 더 취향이었다.
다섯 번째 요리는 그린 쿼터제 준수겸 시킨 샹차이와 비슷한 토끼풀 볶음, ‘차오토우’다. 중식 채소 아니랄까 봐 토키 풀은 힘없이 푹 익어있었던 반면에 푸릇푸릇한 향은 그대로였다.
이 푸릇푸릇한 향 때문에 호불호가 갈릴듯하지만 대체로 농후한 상하이 음식과 곁들이기엔 요긴한 존재였다. 안 달고 산뜻했으며 홍소육 한점과 밥에 올려먹으니 밸런스가 딱이었다.
여섯 번째 요리는 ’요우빠오샤‘, 상하이 어디서나 쉽게 접할 수 있는 상하이 대표 새우 요리다. 작고 통통한 새우를 껍질째 기름에 팍 튀겨낸 다음 간장, 설탕 등을 넣어 불에 볶아냈다.
우리네 건새우 볶음과 거의 일치한 맛과 간이어서 친숙했는데 새우 자체에서 나는 단맛과 까삭까삭한 식감은 한 수 위였다. 새우 수염이 굉장히 날카로우니 주의해 먹을 필요가 있다.
일곱 번째 요리는 죽순과 돼지고기, 건두부 그리고 마구리 뼈를 넣고 끓인 ‘옌두센’이란 뽀얀 국물의 탕이다. 바쿠테처럼 가벼우면서 깊고 시원한 국물이 인상 깊었고 꽤나 담백했다.
돼지고기는 도톰한 수육 같았고 꽈배기처럼 묶어놓은 건두부가 특이하여 먹어보니 국물을 쫙 머금어 탄력적인 식감이 더 돋보였다. 이쪽 보양식 탕이라던데 한 그릇 하니 참 개운했다.
대망의 마지막, 여덟 번째 요리는 말린 병어를 튀겨낸 후 새콤달콤한 소스를 부어낸 ‘간쇼창위’다. 소스는 역시 달았는데 앞서 소개한 것들과는 다르게 새콤함이 단맛보다 더 강했다.
소스 맛은 살짝 매운 칠리소스에 비유할 수 있겠고 병어에 흥건하게 입혀져 전체적으로 촉촉함이 극대화돼 있었다. 밀키한 병어 살맛에 바삭함이 더해져 있어 이 역시 밥반찬이었다.
인당 약 110위안에 배부르고 만족스럽게 즐긴 번방차이 밥상이었고 듣던 대로 상하이 음식은 달긴 달았다. 그럼에도 맛있게 달게 요리하는 것은 실력이기에...
Read moreThis is one of the best places I ate in Shanghai. The crab eggs were really good, as were some other dishes I don't know...
Read moreThe owner just rejected me as I got there alone. It can be there policy but he don't need 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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